






-아니 뭐야? 아니 이게 어떻게 된거야?

-어떻게 되긴? 겨드랑이털 처음 봐?

-아니 그게 아니고.. 이렇게 숱 많은 털은 처음이야..

-이상해?

-좀.. 혼란스러워..요..

-알래스카에서는 여자들이 태어나서 한번도 안 깎아

-여긴.. 알래스카가 아닌..데..

-자기도 겨드랑이에 털 있잖아
-남자하고 여자는 다르지

-뭐가 다른데?
-..........

-나 안해

-희진아 미안해 다시 하자
-됐어

-내가 잘못했어 난 너 겨드랑이털 상관없어
내가 털 얼마나 좋아하는데

-난 모자도 털모자만 쓰구
그리고 난 만두도 털보만두만 먹구
그리고 나 굉장히 성격 털털하단 얘기도 많이 들어

-그리고 우리집 TV도 디지털이야

-칫
-잘못했어 진심으로..

-다시 한번 털에 대해서 뭐라 그랬다간 다신 같이 안 잘거야

-미안

-내가 털을 얼마나 사랑하는데~

-우와 털이다! 우와~ 우와~!

-다시 시작하기에 앞서 난 너의 털들에게 정식으로 사과하고 싶어

-털들아 털들아~ 내 말 들려?

-내 사랑 희진이의 옆구리를 따스하게 데펴주고 있는 이 기특한 털들아!

-곱게도 생겼구나 무성히도 자랐구나~